창원시가 친환경 카페문화를 확산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자 시범 사업으로 추진한 ‘창원돌돌E컵(다회용컵)’이 성산구 상남동 일대에서는 힘을 못 쓴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상남동에 카페와 유동 인구는 많지만 불특정 다수·일시적 방문이 잦아 다회용컵 활용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시는 올해 창원대 인근 카페와 도서관 내 카페 등에서 창원돌돌E컵 시범사업을 이어가 데이터를 축적하고 다회용컵 사용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창원돌돌E컵은 2021년 7월 창원시청 주변 카페와 협력해 시행한 ‘창원돌돌컵’ 변화형이다. ‘돌려받고 돌려준다’는 의미인 돌돌컵은 플라스틱·종이컵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만든 공유컵이다. 카페에서 커피·음료를 주문할 때 돌돌컵을 사용해 달라고 이야기하고, 다 쓴 컵은 협약 카페나 시청사에 반납하면 된다. 시는 반납한 돌돌컵을 고온세척·자외선 살균소독해 카페로 다시 보낸다. 21개 카페가 돌돌컵을 사용 중이며 시중에 3000개가 풀려 있다.
하지만 공유컵 특성상 반납하지 않는 사례가 생기고 추적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에 시는 돌돌컵에 사물인터넷(loT) 기술을 접목한 돌돌E컵 사업을 추진했다. 돌돌E컵은 컵 밑바닥에 QR코드(정보가 담긴 격자 무늬의 2차원 코드)를 부착한 형태다. 매장에서 돌돌E컵으로 주문을 할 때 전용 애플리케이션(E컵)을 이용해 QR코드를 인식하고 컵당 보증금 1000원을 내야 하는 방식이다.
보증금은 최초 앱 가입 때 시비로 2000원을 지원했고, 매장에 낸 보증금은 돌돌E컵 반환 때 돌려줬다. 앱 가입, QR 코드 인식, 반납 등 절차만 잘 지킨다면 보증금 2000원을 항시 유지할 수 있는 체계다.
시는 지난해 7월 돌돌E컵 시범사업을 성산구 상남동과 창원대 인근에서 추진했다. 참여 사업자는 29곳(상남동 11·창원대 인근 18곳)였다.
한 달 평균 돌돌E컵 2500개 정도가 사용됐지만, 상남동 일대 사용은 300개에 미치지 못했다. 효과가 미미하다고 본 시는 올해 시범사업에서 상남동을 제외했다.
창원시 기후환경국은 “지난해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했을 때 공유컵은 일정한 생활 유형이 있는 시민에게 호응도가 더 높았다. 돌돌E컵 사용 카페 주변에 근무지가 있거나, 학교가 있는 식”이라며 “카페 내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됐지만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아직 강제성이 없다. 법적 보완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시 설명을 달리 보면 결국 일회용품 줄이기·다회용컵 사용 확대는 시민 참여와 홍보 강화로 연결된다. 창원돌돌E컵 사용에 필요한 앱 가입자는 현재 2500명 수준이다. 대다수 시민이 공유컵을 모르거나, 사용에 무관심한 상황이다.
기후환경국은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법적 방안도 뒷받침해야겠지만, 시에서도 홍보 활동을 강화하도록 하겠다”며 “올해 창원대 인근과 교회 운영 카페, 도서관 내 카페 등에서 돌돌E컵 시범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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